주절주절 나의 이야기

7월 3일 묘목장

임항규 2009. 7. 4. 13:43

어제는 꽤나 더웠는데

오늘은 바람이 상당히 세차다.

오늘은 사무실에서 외출 할 일이 없을것 같아서

아침부터 구두 광내고 콤비 자켓 걸치고 했는데....

그러다 걸어 가기엔 너무 늦어서 사장님과 같이 출근하려고

지하2층 주차장에 가서 사장님차를 탓는데.......

사장님이 갑자기 묘목장으로 가자고 하신다.

포플러나 몽골 느티나무등은 한 열흘 동안에 상당히 많이 자란걸 보니

머지않은 장래에 울란바타르 시내가

푸르른 나무로 뒤덮힌 상상에 괜시리 기분이 종아진다.

그런데 왠놈의 바람은 이렇게 거센지, 흙먼지와 함께.

입고간 검정색 양복 바지가 누렇게 변해가고

깨끗하게 닦아서 신고 나온 까만 구두도

황토색으로 변했다.

이런 비바람과 변화무쌍한 기후를 견디고 살아남은 나무들은

그 생명력이 무지하게 강할거라는 생각이 든다.

잠시 집에 옷갈아 입으러 돌아와서

라면하나 끊여먹고 머리를 감으니

머리에서 시커먼 흙물이 뚝뚝 떨어진다.

이 흙먼지 바람과 자동차 배기가스 냄새

그리고 아직 겪어보진 못했지만 말로만 들은

겨울의 연탄가스 냄새 등만 없다면

아 울란바타르는 얼마나 살기 좋은 도시가 될까?

석탄을 때는 화력 발전소가 아닌

뜨거운 햇빛은무공해 태양열 발전기로

세찬 바람은 풍력 발전기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공해라고는 없는 밤에는 하늘에서 별이 마구 쏟아지는 그런 울란바타르를 상상하면서.... 

'주절주절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월 17일   (0) 2009.07.17
나담 전날  (0) 2009.07.10
7월1일 몽골 마사지  (0) 2009.07.02
말그대로 오뉴월의 눈(유월 십삼일)  (0) 2009.06.19
몽골도착 전후 - 5월 29일까지  (0) 2009.06.01